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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ㅠㅠ, 키크니: 일러.바치기 리뷰 👀

공간 속 이야기 2024. 1. 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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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리뷰를 키크니 전시로 해본다.

2023년 11월에 다녀온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개인전 <일러. 바치기>는 신사하우스에서 진행됐다. 

키크니는 예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명사연을 받아 센스 넘치는 스토리텔링과 일러스트로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임은 알고 있었다.

어쩌면 저렇게 작명을 잘할까, 스토리가 재미있을까 하는 부러운 생각을 하며

눈여겨보고 있던 일러스트레이터였다. 마침 개인전을 한다고 했고

과연 어떻게 오프라인에서 전시를 꾸며 놓았을지 기대도 되었다. 

아무래도 회화나 사진 작품처럼 갤러리에 걸어 놓을 작품이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다세대주택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신사하우스의 공간은 복작복작거렸다.
내부는 흰색 페인트 바탕으로 칠해져 있었지만, 큰 골조는 그대로 남아 있어 작은 계단들과
집집으로 연결되었을 대문 자리들이 뻥 뚫려서 공간을 이어주고 있었다.

 

각 집(?)마다 작품들의 소개가 가지각색이었다.

벽면을 메꾼 그동안의 이야기들, 설치 작업을 통해 한 층 더 공감을 이끌어낸 작품들

갤러리 공간 안에 옹기종기 모여든 관람객들은 서로 각자 벽면을 바라보며(스토리를 읽으며) 

피식거리기도 하고 한참을 한 이야기에 집중해 바라보고 있기도 하며

제각각 사연에 대한 감동을 표현하고 있었다. 

 

나도 중간중간 풋 거리며 웃다가도

울컥거리기도, 마음의 울림이 있기도 하고, 위로가 되는 말에 뭉클하기도 했다.

온갖 감정을 경험하고 있었다. 

 

사연을 읽다 보면, 마치 라디오 사연 듣는 듯이 사람 사는 이야기 공통점도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삶을 살 때 경험하는 부분들, 공감하는 일들이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의문과 회의감, 진로에 대한 고민 등등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여기 사연들만 봐도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들이 소개되었다. 

 

그러한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공감을 이끌어낸 키크니의 위트와 센스, 관찰력이 인상적이다. 

표현하는 단어들 하나하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작가는 과연 어떤 경험들을 해왔길래 이런 울림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나 아니냐고

 

 

 

이렇게 위로받는 방법도 있다.

인상적인 설치작품들 중에서 앞이 보이지 않은 복도 끝

걸어가기 어려운 실타래들 사이를 지나는데

그 끝에 있던 문장, "조금만 천천히 가" 

순간 너무 울컥했다. 복도를 걷는데 실이 자꾸 옷에 걸리고

앞이 잘 안 보여서 살짝 긴장도 했는데

그 마지막에 보이는 말이 너무 위로가 되었다. 잠깐이었지만, 이 사람이 나를 아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그 말이 따뜻하게 와닿았고, 여운이 크게 남았다. 

 

 

 

간단히 문장만 남겨져 있었다면, 이만큼 깊이 와닿지 않았을 텐데

위에 사진에 담긴 작품들은 글의 의미를 더 깊이 있게 표현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어디가 앞인지 모르잖아요"는 말을 이렇게 귀여운 사람들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도 감동이었다.

각자의 모습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인생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 이게 맞나 싶을 때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이라 마음에 쏙 들어왔다. 

 

지금도 여전히 키크니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연들을 보며

웃다가도 훌쩍이며 소소한 일상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만약 무기력한 감정을 콕콕 자극하고 싶다면 키크니 작가의 인스타그램을 들려보시길

키크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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