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우리들에게, 윌리엄 클라인 뮤지엄한미 전시 리뷰 🎥
햇빛이 쨍쨍하던 2023년 어느 여름날
땀을 삐질 흘리며 올라갔던 뮤지엄한미
한적한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올라가는 길이 고요해
내 발걸음 소리만 들렸던 시간이었다.
잘 모르지만, 사진전이라는 이유로
관람하기로 한 윌리엄 클라인의 <Dear Folks> 전시
윌리엄 클라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갔는데
현대사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작가였다.
그를 회고하는 사진전으로, 22년도에 돌아가신 후 첫 유고전이자
한국에서 최대 규모로 이뤄진 작품 전시였다고 한다.
배경지식이 없이 보게 된 작품들이었지만,
낯익은 패션 브랜드 사진을 볼 수 있었고
20세기 거리를 담은 흥미로운 촬영과
회화, 그래픽 디자인 등 다채로운 예술품을 만날 수 있었다.
패션 사진을 보면 모델의 다양한 포즈를 볼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건 거리 속에서 모델들이 일반 행인들과
융화되어 있는 마치 파파라치 사진 같기도 한 작품들이었다.
담배 연기인지 혹은 불꽃인지 모를
사진 속 빛나는 그것은 독특한 모양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회전문 유리에 비친 모델의 모습은 한 편의 영화 장면 같았다.
그래픽 디자인도 했다는 다재다능한 작가
윌리엄 클라인은 영화도 제작해 수상도 한 이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궁중의 모습, 일반적인 우리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은 것이 재밌었다.
여러 인종, 인물들의 다채로운 모습과 행동, 몸짓 등
어느 하나 짜놓은 각본처럼 보이지 않고
제각각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점들이 윌리엄 클라인 작품의 매력이었다.
눈동자, 초점 하나 하나 카메라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와 대화하듯 혹은 카메라를 응시하는 듯하다가도
작가와 눈인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지나가는 누군가를 바라보는 듯한
일상적이고도 비일상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시였다.
거리 속 사람들, Folks의 모습들도 많았지만,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물에도 집중했던 것 같다.
주차되어 있는 물음표 트럭,
복잡한 거리 속에서도 정돈되어 보이는 가판대,
골목골목 모여든 행인들의 그림자,
90년대의 어느 거리의 모습들인데
지금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삶은
어느 정도 공통된 면들이 있다는 뜻이겠지, 생각이 들었다.
사진의 매력이 이런 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 것을 찾는 다기 보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것을 찾는 거
그런 재미가 있다.
예상치 못하게 '현대사진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작가를 알게 되고, 다방면의 예술 영역의 결과물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뒷북리뷰를 하면서 다시 한번 작품들을 둘러보게 되니
윌리엄 클라인에 대한 사람의 관점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되고
작품에 대해 생각했던 당시의 느낌과 감상을
한 발짝 거리를 두며 왜 그러한 느낌을 받았는지
탐색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하게 됐다.
사실 그동안 다양한 전시를 다니면서
스스로를 위해 리뷰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는데
글을 쓰는 연습을 하다 보니 이전에 방문했던 전시들을 둘러보게 되고
다시 그때의 느낌과 감상을 되돌아보는 반복을 하게 되어
오히려 기억에 더 오래 남게 되는 거 같다.
앞으로도 뒷북리뷰는 계속될 거 같다.
그때그때 전시 후기도 남기면서 :)